월간 Play Station을 떠나 보내며

월간 'Play Station'이 2007년 4월호를 끝으로 휴간하게 되었다. 2002년 5월부터 창간호를 냈다고 하니 제법 오래 잡지가 나온 셈이다. 정말이지 한국의 열악한 비디오 게임 시장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오래' 발간되었다는 말에 이의를 달기 어려우리라. 솔직히 말해서 언제나 '아직도 나오고 있구나' 라는 생각으로 사곤 했으니까. 제발 오래오래 발간되기를 바랐지만 결국 이렇게 되었다.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크다.

 


물론 나는 그렇게 열렬한 애독자도 아니었지만 - 우리 집에 있는 월간 Play Station은 10권 정도 뿐이다 - 게임잡지가 사라지는 일은 언제 봐도 가슴이 아프다. 그것은 한 게이머로서도 슬픈 일이지만, 그 이전에 그 잡지를 만드느라 고생하고 거기에 열정을 바친 사람들을 생각하면 애뜻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나는 이전부터 게임잡지 기자들에게 일종의 존경심을 품고 있었다.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분석하고 관련 글을 쓰기 좋아한다는 점에서 나는 게임잡지 기자와도 제법 어울리는 편이다.(물론 노가다나 필요 이상의 공략은 안 하므로 궁극적으로는 안 어울리지만, 지금은 다른 맥락에서) 하지만 나는 게임잡지 기자를 해보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그 이유는 성격의 문제라기 보다는 이해타산적인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에서 게임잡지가 오래 발간되는 일은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많은 게임잡지들이 길지 않은 한국의 비디오게임기 역사 속에서 명멸해갔다.

 


그렇기에 젊은 시절의 열정을 게임잡지 만들기에 바치는 기자들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보기 좋았다. 그래서 항상 게임잡지를 사면 편집부 이야기부터 읽곤 했다. 그러면서 나도 언젠가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일까. 하지만 이번에도 돌아온 사실은 현실이란 만만치 않다는 냉정한 결론이다. 몇 년 전 한국에서 Play Station2가 정식으로 발매되고 숱한 한글화 게임들이 나올 때만 해도 밝은 희망을 품었지만, 어느 틈엔가 한국의 비디오 게임 시장은 정체에 빠졌고 1만장을 넘게 팔린 게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미미한 시장 규모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여신전생 페르소나 3'와 같은 작품의 판매량이 7000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씁슬할 따름이다...) 한글화 게임이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정말 이것이 이윤이 남을까였을 정도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리라 믿었던 PS3는 한심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고 그 결과 'Play Station' 잡지는 PS2의 생명이 끝나감에 따라 같이 활동을 정지했다.

 


물론 이유는 더 있을 것이다. 엄청나게 발달한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왠만한 정보는 다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이유일 것이다. 이전처럼 잡지에만 의존해야 했던 시대는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또 NDS가 대대적인 선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PS만을 두고 한국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월간 Play Station의 휴간의 배경에 암울한 한국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현실이 놓여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향간에서 떠도는 말대로 언젠가 정말로, 멀지 않은 미래에 '한글화 게임이 나올 때가 좋았지' 라고 한탄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월간 Play Station이 조금이라도 그런 사태가 오지 않도록 힘써왔다고 믿는다. 조금이라도 그 효과가 이어지리라 믿는다. 비디오 게임 시장이 좀더 커지고 - 그것이 소니든 닌텐도든 MS든  - 알찬 문화로 인정 받아 사람들이 양성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오는데 밑거름이 되었다고 믿는다. 월간 Play Station을 만들던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자리를 떠났을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몇 년에 대해 긍지를 갖고서 떠나갔으면 한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그런 마음에서 흥미 있는 공략도 없었고(내가 산 소프트가 없었으므로) 부록으로 주는 게임에도 관심이 없었으나 서점에서 냉큼 마지막 월간 Play Station을 샀다. 그동안 정말로 애 많이 썼어요. 푹 쉬고 언젠가 또 볼 수 있기를.

by 핀투리키오 | 2007/04/22 23:07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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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세이밥 at 2007/04/22 23:51
인터넷의 발달로...가 가장 큰 이유라고 봐요
좀 아쉽긴 하죠
잡지의 유용함이라 하면... 자료를 체계적으로 잘 정리해뒀다에 있는데
대세가 닌텐도다 보니 -ㅅ-; 쩝
Commented by NHK에 at 2007/04/23 02:18
아쉽네요... 저는 게이머즈 구독자지만 그 녀석은 오래갈련지
Commented by 불련 at 2007/04/23 14:13
게임잡지라.. 전예전에 온라인게임잡지를 자주보던게 생각나네요

근데 요샌 인터넷으로 다 나와있으니;;;

그 뭐더라.. 책사면 부록게임CD도 같이주는 잡지가 있어서
그것도 열심히 봤는데;;

매달 발간일에 맞춰서 서점에서 죽치고 있던게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토니로보 at 2007/04/23 23:01
뱃사공들이 너무 길을 잘못든 느낌이 강한 잡지였죠... 내용은 오히려 게이머즈보다
괜찮은데 겹치는게 너무 많아 비교가 되다보니 결국...아쉽게 떠나보내네요;;
Commented by ColdWM at 2007/04/24 19:52
애초에 플스만 다룬다는게 많이 힘들었을 듯. 온라인분야도 있고
PC패키지도 있고 최근에 대세인 NDSL을 포함해서 Wii도 있고 엑박360의 강세까지...
Commented by 누들 at 2007/04/26 18:24
허걱 저 이거 창간호 샀던 기억이..^^;; ps2가 나오고 ps1 을 팔게되면서 안 사게 되었던 잡진데.. 폐간되는군요..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7/04/29 11:55
세이밥// 확실히 인터넷의 발달이 아니었다면, 이전과 같이 잡지만이 정보를 접할 수단이었다면 휴간까지는 안 갔겠죠. 하지만 옛날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양성화되고 상대적으론 커져버린 게임시장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미친 한국 비디오게임시장의 암울한 현실이 휴간의 큰 배경이라고 봅니다. 한국에서는 닌텐도 역시 대세라고 보기엔 아직 역부족이고....(이번 호 게이머즈 기사를 보니 NDSL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네요. --)

NHK에// 게이머즈마저 사라지면.........게임 할 때마다 인터넷 키고 공략 정보를 찾아 봐야 하나요.....(암울)

불련// 온라인게임잡지조차도 많이 사라진 걸로 압니다. 확실히 인터넷의 발달이 큰 원인인 듯 하지만............그만큼 한국에서 게임은 '돈'을 투자하며 할 취미로 인식되지 않는 것일지도.(실제로 점점 무료에 가까운 부분 유료화가 대세이기도 하고요)

토니로보// 겹치는 문제가 있었긴 했지만...원래 월간플스는 국내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던 PS2의 시장에서의 성공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잡지였죠. 엑박과 게임큐브 등도 정식 발매되면서, 아마 게임문화가 의도한 것은 플스쪽은 월간플스로 무게를 두고 게이머즈가 좀더 종합적인 색채로 가는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ColdWM// 그렇긴 해도........국내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게임기가 플스(2)였음을 고려하면 플스2의 시장이 좀더 커지기만 했으면 수익은 계속 맞출 수 있지 않았을까. 온라인이야 애초에 따로 노는 시장이었고(요새는 비디오게이머들도 온라인겜에 많이 익숙해지고 있는 양상이지만, 그 반대는 여전히 드물지) PC패키지는 거의 망한지 오래고, NDSL과 Wii와 엑박360 모두 한국시장에서 여전히 매니아층에 머물고 있음을 고려하면 더욱더. 내 생각엔 암울하게도 더욱더 비디오게임 시장은 위축될 가능성이 큼...다시 완전히 음성화될지도 모름.

누들// 그 말을 들으니 더욱 안타깝네요. 저는 창간호는 보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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