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다, 페르소나3.

최근에 했던 게임 중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페르소나3. 아니, '최근'이 아니라 '내 게임 라이프를 통틀어' 베스트 목록에 꼽을 만한 명작이다. ㅡㅡV

사실 RPG의 핵심이라 할 스토리에 있어선 그다지 충격적인 반전이나 기존의 RPG들과 차별되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이 게임, 캐릭터들의 매력을 기가 막히게 잘 살렸다. 중요한 이벤트만이 아니라 사소한 대사 하나하나까지 캐릭터들의 개성이 드러나고 인간미가 느껴진다.  외모 면에서 예쁘장하고 멋진 캐릭터들이야 널린 것이 이 바닥이지만, 캐릭터들에게 정이 가는 작품은 정작 많지 않다는 것이 현실인데 페르소나3는 이점에서 만점을 줘도 모자를 정도.

                     물론 '외모'면에서도 페르소나3의 캐릭터들은 훌륭하다.

하지만 페르소나3의 최고 매력은 훌륭한 캐릭터성을 '게임'의 재미로 완벽하게 연결시켰다는 데 있다. 게임 진행의 핵심인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환수인 페르소나의 능력인데, 이 페르소나의 능력들은 주인공이 평소에 얼마나 주위 캐릭터들과 친분을 쌓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 따라서 캐릭터들과 놀거나 연애를 하는 일종의 어드벤쳐 파트와 던젼에서의 전투 파트는 이원화되어 있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게임 후반부의 연이은 각 캐릭터들의 페르소나 각성이 단순히 스토리 면에서의 감동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전투에서의 유용함으로도 이어지는 것이 좋은 예.
 
 
캐릭터 좋고 게임이 재미있으니 자연히 감정이입이 잘 될 수밖에 없고, 높은 감정이입은 다소 정형적인 '성장' 스토리조차 감동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계속 '정형적'이라고 하고 있지만, 핵심 스토리에 있어선 제법 반전도 많다. 특히 주인공의 정체나 그와 얽힌 아이기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그외에도 페르소나3를 하면서 감탄하는 점은 곳곳에 넘치는 감각적인 센스이다. 가끔 등장하는 애니 동영상은 썩 좋은 작화가 아님에도 연출 하나로 사람을 압도하고, 수많은 종류의 페르소나들의 다양한 디자인은 보는 것 자체로 즐겁다. 음악은? 엔딩곡을 링크해서 올리지 못하는 게 유감일 따름이다.(할 줄 모름..ㅜㅜ)

                                     이렇게 귀여운 페르소나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폼나는 페르소나도 있다.


계속 칭찬이 이어지는데 아직 안 끝났다. ㅡㅡㅋ RPG의 게임성을 결정짓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인 전투의 재미에 있어서도 페르소나3는 칭찬을 받아야만 한다. 약점을 찔러서 추가 공격기회를 얻고, 모든 적을 다운 시켰을 때 총공격이 가능하다는 시스템은 전략성와 호쾌함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덕분에 자칫 하면 지루해지기 쉬운 길고 긴 (정말 길다...-_-;;) 던젼 공략이 지루하긴 커녕 시간 갈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일이 된다.

그리고 빠뜨릴 수 없는 페르소나3의 가장 무서운 점. 바로 소환수인 페르소나의 합성이다. 페르소나들은 타로 카드의 카드명에 따라 다양한 속성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가령 '광대'속성에는 오르페우스가, '사신' 속성에는 타나토스라는 페르소나가 있는 식) 각 속성은 '합성'이란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속성으로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페르소나 자체도 변하며, 합성의 재료가 된 페르소나가 갖고 있는 특수능력들이 임의로 전승된다. '합성'은 재료가 되는 페르소나의 수에 따라 2단 합성부터 5단, 6단까지도 있어서 엄청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마음에 드는 페르소나를 만들려고 합성을 반복하는 데 중독되면 본편 스토리 진행은 저 멀리로 날려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

                             이렇게 전혀 다른 5개의 페르소나를 모은 뒤....


                                            합성 과정을 거치면!


      완전히 새로운 페르소나가 탄생한다. 이때 갖고 있는 특수능력이 달라지므로 노가다를...



칭찬 일색인 본 리뷰가 매우 편향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정말로 이 게임은 뛰어나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수많은 캐릭터들의 커뮤니티 이벤트나 그에 따른 발생 조건, 머리 아플 정도로 다양한 페르소나의 조합은 처음 여신전생 시리즈를 접하는 사람에겐 꽤 난해하다. 물론 하다 보면 다 적응이 되는 수준이지만, 이 게임의 특성상 처음부터 어느 정도 계산적인 플레이 진행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꽤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좀더 친절한 튜토리얼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하지만 이는 수많은 다른 장점에 의해 가려지고도 남는다.

PS2를 갖고 있고 RPG를 좋아하거나 캐릭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해보길 추천하는 명작이다. 불행하게도 본인은 이 게임을 본격적으로 플레이하기를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현재 군대에 얽메여 대망의 엔딩을 코앞에 두고 이렇게 리뷰나 쓰고 있다. (...) 그러므로 리뷰의 제목은 저렇게 되었다. 아아, 곧 개인 숙소도 나오고 그리 되면 TV와 PS2도 공수해 올 수 있으니 재회의 날이 얼마 안 남았다. 이렇게 게임 플레이가 기다려지는 것도 오랜만이다.



(본 리뷰에 쓰인 모든 게임화면은 루리웹의 스샷게시판에서 퍼온 것입니다.)

by 핀투리키오 | 2007/04/29 23:42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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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세이밥 at 2007/04/30 00:10
평이 참 좋긴하더라구요 =ㅅ=)~
라지만... PS2가 없기에 - _-;
Commented by NHK에 at 2007/04/30 01:07
그... 그렇게 재밌습니까? 사놓고 봉인중인데.. 다시뜯어봐야 겠군요 ㅎㄷㄷ
Commented by ColdWM at 2007/04/30 05:59
문제는 판매량;; 내가 돈만 많았음 한 2,3장씩 사주고싶다;
아무튼 후속작 한글화 소식이 신기할 뿐...
Commented by 토니로보 at 2007/04/30 21:54
할게 너무 많은지라 아직 봉인중;; 친구가 구입해서 냉큼 빌려야겠네요 ㅋ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7/05/13 18:16
세이밥// 아......플스를 사는 겁니다!(뭐래..) 하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NHK에// 저도 임관 직후에 사서 처음엔 안 건드렸는데...나중에 본격적으로 해보니 재미가 아주 ㅎㄷㄷ;;; 이렇게 재미있게 한 RPG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ColdWM// 정말 페스의 한글화 소식이 신기할 뿐...2만장만 팔렸어도...정말 안습의 한국 비디오게임시장이로다.

토니로보// 어서 우선순위 1위로 올리는 겁니다~^^ RPG 좋아한다면 초강추에요!
Commented by 홍염 at 2007/05/14 00:57
안녕하세요. 홍염의눈동자입니다.
이글루 폭파 후 재개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재링크 부탁드립니다. :D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7/05/16 19:14
어익후; 제 불찰입니다. 후딱 링크했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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