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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사람들'. 200쪽도 안 되는 분량의 소설이다. 이야기도 단순하다. 의지할 데 없는 늙은 하급관리와 젊은 여인이 편지를 주고받는다. 그게 끝이다.단지 비참한 가난이 두 사람을 낭떠러지로 몰아갈 뿐이다. 그 와중에서도 서로를 감싸 안는 우애와 사랑이 꽃을 피운다. 아름답지만 눈물로 젖은 꽃에겐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가난해도 마음만 풍족하면 된다는 식의 말은 우습다. 이 정도의 비참을 목격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나오는 풍족한 사람들처럼 살고 싶은 생각 역시 추호도 없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유명한 이 시구를 소설로 쓴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렇게 이 책은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아니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최근에 안타까운 사람들을 많이 본다. 직책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아래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한다. 자기 권위만 차리기에 바빠서 전전긍긍한다. 조금만 힘들어도 다른 사람들을 헐뜯고 거부한다. 이 모든 것이 한솥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불과 200쪽도 안 되는 책이다. 하루에 30분씩만 읽어도 1주일이면 충분하다. 겨우 이 정도 노력으로 당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30년, 40년, 50년을 살면서 도대체 무엇을 바랐던 것일까? 그들의 편지를 읽으며 슬퍼할 여유가 남아있기는 할까? 이런 말도 안 되는 글을 쓴다. 지금 나는 얼마나 답답한 심정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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