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역은 옛날 그대로

오산에 출장갔다오니 밤 10시 반..

9시 45분에 가평역에서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가평역은 몇 년 전에 MT로 온 적이 있던 곳이다.

저녁에 가평역 정면에 들어섰는데

사람 기억이 참 신기해서

그 동안 완전히 잊고 있었던 전경이 겹쳐 보였다.

한낮에 기차에서 막 내려서 들뜬 기분에 기념촬영을 했던

기억을 바라보니, 한밤 중의 지금 가평역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그때는 이런 신분으로 출장을 갖다와서 가평역에 다시 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소박한 가평역의 외모는 그대로였지만 나는 변했다.

그때보다는 지금이 마음에 든다. 당시엔 참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었다.

지금이라고 아주 좋지는 않으나 많이 나아졌다. 그것만이 아니라 다른 면들에서도

지금이 더 좋다. 아무리 현재 신분이 마음에 안 들어도, 나이를 그 사이 몇 년이나

더 먹은 게 아쉬워도 같은 장소에서 과거보다 더 흡족한 자신을 볼 수 있다면 다행이리라.

기차 시간이 2분 남았을 때, 나는 다시 한번 가평역의 조용한 모습을 눈에 담았다.

더 나아지겠다고 다짐하면서.

쓸 데 없는 출장이었지만 동기들 얼굴을 봤다는 것과

가평역과 재회했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다.

by 핀투리키오 | 2009/06/23 23:50 | 나의 세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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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토니로보 at 2009/06/25 00:06
평소에 자주보는 환경과 달리 시간이 중간에 사라진 느낌을 느낄정도로 간만에 보면 괜시리
멍해지더라구요. 저도 우연찮게 엄청 어릴때 살던곳을 스치덧 지나갔을때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9/07/30 23:26
어릴 때 살던 곳을 지나가면 묘한 그리움이 들지요. 그냥 무의식 속에 파묻힌 기억들이 다시 향기를 낸다고나 할까요...ㅎㅎ
Commented by 불련 at 2009/07/28 23:46
저는 어렸을때 동네가 너무 바껴서 충격이었는데 ㅜㅜ;;
Commented by 핀투리키오 at 2009/07/30 23:27
저의 사실상 어릴 때 고향인 서울의 명일동은 지금도 크게 안 바뀐지라...갈 때마다 반갑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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