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9월 11일
영어로 말하고 싶으면 삶부터 바꿔라
최근 독특한 영어 훈련을 하고 있다. 일단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훈련의 목표다.
지난 주에 수업이 있었다.
본격적인 수업 시작 전, 한 주 동안 뭔가 이야기할만한 자기만의 특별한 일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순간 표현을 어떻게 할지 당황했다. 머리 속을 스쳐간 기억들은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친구들과 만나고, 여행 계획을 짜고......하지만 그것을 들려줄만한 '내 이야기'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했지만 일상적인 일들이어서....'라고 얼버무렸다.
안타깝게도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때부터 이어지는 선생님의 야단.
'그게 여러분들의 큰 착각입니다. 일주일만에 만나서 한국말로도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다면
영어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죠? 이건 영어를 얼마나 잘하냐 이전의 문제예요.
말할 거리가 없다면 말하기는 100% 실패합니다. 다들 영어로 말하기를 원하면서
정작 사람들과 무엇을 말할지 몰라요. 생각하지 않아요. 틀에 박힌 삶을 살면서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해요. 여러분의 삶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영어로 말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영어 단어나 숙어가
부족하다고, 스킬이 부족하다고 거기에만 집착하죠.'
조금 뒤에 생각해보니 이야기 거리가 참 많았다. 그리고 난 그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했었다. 그런데 난 그런 경험들을 '굳이 이야기할 특별한 소재'라고
여기지 않았다. 일상에선 충분히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영어로는 뭔가 대단한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처럼 착각했다.
또 한 가지. 나는 내 삶을 이야기 거리로 포장해서 표현하는 것에 굉장히 서투르다.
차라리 일반적인 화제 거리나 타인들의 이야기에 대해 반응하는 게 쉽다.
참 우습게도, 난 나의 가장 개인적인 삶의 부분에 대해 영어로 이야기하는 일이
더욱 어려웠다.
그날 수업의 경험은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이전부터 느꼈던 내 대화의
문제에 대해 가장 본질적인 지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아래 포스팅이고.
아무튼 영어든 한국어든 '말하기'란 똑같다. 말은 자기 삶의 표현이다.
영어 기술을 백 날 쌓아봐도 영어로 말하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이전에 나를 외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에 넘치고, 그럴 가치가 있는 다채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야만 한다. 영어로 말하기란 그 마음을 영어에 담는 일이지
단어/숙어/문법의 조합이 아닌 것이다.
# by | 2010/09/11 00:39 | 세계와 교감하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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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스러운 사람이 언어를 빨리 익힌다 = 그래서 여자들이 비교적 빨리 익힌다
와 관련 있겠지요... :)
쫄지 않는 거, 다소 수다스럽다 싶을 정도로 말을 많이 하고 실수하는 거,
언어를 익히는데 무척 큰 힘이랍니다. :)
정말 맞는 말입니다. 이전에는 그냥 흘려 들었는데 요즘 절감하고 있어요. 지식이나 기술 이전에, 성격과 의도의 문제가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최근엔 말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죠~